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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의 에피소드

호주에서 이웃 만들기

by Happy Life 2025 2025. 1. 8.

이 집으로 이사를 온 것은 8년 전이다.
이웃에게 인사를 하고 싶어 초코파이 한 상자를 들고 옆집 문을 두드렸다.
 호기심 어린 눈이 동그란 여자아이가 나오더니 뛰어 들어가며 엄마를 부른다. 
얼굴이 체구가 작고 까무잡잡한 젊은 여자가 나를 반갑게 맞이한다
 " 저도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이사할 때 오시는 거 봤어요. 
반가워요 저는 엘함이에요".라고 인사를 한다. 
파키스탄에서 온 엘함은  참 붙임성이 좋은 사람이다.
마치 시골동네 통반장 같은 느낌이다.
왠지 좋은 이웃이 될 것 같았다.
 새 아파트와 오래된 퀸슬랜더 하우스가 섞여 있어 조금은
 어수선한 이 동네에 묘하게 잘 어울리는 그런 사람인 것 같기도 하다.

혈기왕성한 젊은 때라서일까? 가끔 부부가 언성을 높여 싸우기도 한다.
 하루는 고함치는 소리가 크게 나서 놀라 나가 보니, 
아이들이 소스라 치게 울고 있고,
부부는 무엇에 화가 났는지 서로를 노려보며 분노의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앞마당에 서있는 엘함의 남편인 무하마드에게 눈짓을 하며 
조용히 엘함의 손을 잡고 우리 집으로 데려왔다. 
 얼마나 울었던지 어깨를 들썩이며 분해하는 엘함의 
어깨를 다독거리며 차를 내주며 마음을 안정시켰다.
 울던 엘함은 민망한 듯 눈물을 그치고 
무하마드의 험담을 독하게 한다.
 가만히 들어주던 내가 엘함의 눈을 바라보며
 "누구나 다 그렇게 살아 너는 아랍에서 오고 
나는 한국에서 왔지.
우리가 조금 다르게 생겼을지는 몰라도
 사람은 다 그렇게 사는 거 같아.
 그리고 젊을 때는 에너지가 넘쳐서 그래..
나만큼만 나이를 먹어도 싸울 일이 별로 없어.
"엘함! 너만 그렇게 사는 거 아니야.
다 그렇게 살아.
싸우고 울고 또 웃고 그러면서  말이야..:
내 얘기를 듣던 엘함은 다시 눈물을 훔쳐내며 고맙다고
 몇 번을 말하더니 집으로 돌아간다.. 
그날의 전쟁은 그렇게 정리가 되었고,
 그리곤 며칠이 지나 색다른 향신료의 냄새를 풍기는 음식을 들고 와서 나에게 전해 준다.
이런저런 재료가 들어간 것을 자세히 설명해 주며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매우 건강한 음식임을 이야기해 준다.
사람 사는 게 정말 다 비슷한 거 같다.
 평소에 먹어 보던 맛은 아니지만 맛있게 먹고 

빈 그릇에 아이들이 먹을 만한 과일들을 가득 담아 가져다주었다.
 이렇게 우리는 음식이 오고 가기도 하고, 
 가끔은 계란이나 양파 1개를 빌리러 오기도 하는

 그런 보통의? 다정한 이웃으로 지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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