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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의 에피소드

체험학습 가자!!

by Happy Life 2025 2025. 8. 22.

맞벌이 부부인 우리 가족의 일상은 늘 분주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부모의 바쁜 삶과는 상관없이 저마다의 속도로 무럭무럭 자라났다.

큰딸 제니는 부끄러움이 많고 소심한 성격이라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나는 일일 교사를 신청했다.
일주일에 한 번은 학교에 가서 책을 정리하고,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며 함께 놀아 주었다. 딸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반면, 둘째 클레어는 언제나 그렇듯 ‘언니 찬스’를 누렸다.
언니를 따라다니며 학교생활에 천천히 스며들었고, 급기야는 선생님께서 ‘친구들과 너무 수다를 떤다’는 쪽지를 보내오시기도 했다.
별명이 ‘얼음 공주’였을 만큼 조용하고 독립적인 성격이었던 클레어가 떠든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도대체 어떤 친구들과 어울리며 깔깔거리는 걸까?

마침 학교에서 체험학습이 있었고, 나는 클레어와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준비물은 도시락과 버려도 아깝지 않은 양말 두 켤레, 그리고 장화였다.
클레어와 함께하는 첫 수업 참여라 긴장되기도 했지만, 선생님께 계속 질문을 하며 분위기에 녹아들려 애썼다. 아이의 친구들에게도 말을 걸며 어색함을 덜어보려 했는데, 사실 클레어 역시 나만큼 쑥스러웠던 모양이다. 힐끔힐끔 나를 바라보다가 머쓱한 미소를 짓는 모습이 귀여웠다.

“그래, 엄마가 와서 좋지? 나도 정말 좋다! 오늘은 소풍 같은 날이네.”
속으로 그렇게 되뇌이며 아이들과 함께 버스에서 내려 주의사항을 들었다. 장화가 없던 우리는 양말 두 켤레를 겹쳐 신고 진흙길에 들어섰다.



말 그대로 ‘체험 학습’이었다.
미끄러운 진흙 위를 조심스레 걸어보기도 하고, 진흙으로 작은 작품을 빚어보기도 했다.
돌아오는 길, 보트를 몰던 선장님은 맹그로브 나무 뿌리 사이에 미리 걸어둔 투망을 끌어올리셨다. 그 안에는 커다란 머드크랩이 들어 있었고, 집게발을 휘두르는 모습에 모두가 놀라며 환호성을 질렀다.

선생님은 맹그로브 나무가 지닌 소중한 가치와 생태적 역할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호주에 와서 한 번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나무였는데,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니 점점 빠져들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클레어는 의자에 몸을 기대자마자 금세 잠에 빠져들었다.
창밖으로 스치는 바람 소리 사이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몸은 피곤하였지만  엄마 노릇을 제대로 한 거 같아 나의 행복도 배가 되었다.
감사한 하루가 천천히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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